광고 속 ‘그 연예인’이 진짜가 아닐 수도…미국, AI 무단 합성(디지털 모사물) 계약·권리 규제

이번 이슈 핵심

  • 생성형 AI로 얼굴·목소리를 합성한 ‘디지털 모사물’이 광고를 넘어 영화·드라마 같은 콘텐츠 제작으로 확산되면서, 미국은 “동의 받았나”보다 “무엇을, 어디까지 동의했나”를 계약 단계에서 따지기 시작했습니다. 캘리포니아·뉴욕은 디지털 모사물 이용 계약에 ‘구체적 설명’과 ‘서면 동의’를 의무화했고, 캘리포니아는 표현물 속 합성까지 사후 퍼블리시티권 적용 범위를 넓혔습니다. 연방 차원에서는 디지털 모사권을 신설하는 ‘NO FAKES Act of 2025’가 발의돼, 권리 기간(사후 최장 70년)과 계약 요건(10년 이내 서면, 이용 내용의 구체적 명시)을 제시했습니다.
  • NO FAKES Act of 2025의 입법 진행: ‘디지털 모사권’이 연방 표준으로 굳어질지 여부
  • 주법의 실제 집행 국면에서 ‘구체적 설명/합리적으로 구체적’의 기준이 어디까지 요구되는지(계약 문구·분쟁 사례로 드러날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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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속 ‘그 연예인’, 진짜 맞나…미국이 ‘AI 무단 합성(디지털 모사물)’ 규제에 칼 빼든 이유와 달라지는 계약 기준

싸움의 초점이 바뀌었다: “동의했나”가 아니라 “어디까지 동의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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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광고에서 익숙한 얼굴이 나오는데 어딘가 미묘하게 어색한 경우가 있습니다. 목소리는 더 헷갈리죠. 과거엔 ‘편집이 과했나?’ 정도로 넘어갔지만, 이제는 생성형 AI가 만든 얼굴·목소리 합성일 가능성을 먼저 떠올리게 됐습니다. 미국에서 이 합성물을 법·계약 용어로 부르는 표현이 바로 ‘디지털 모사물(digital replica)’입니다.

핵심은 기술 자체보다 이용 방식입니다. 합성물이 광고에만 쓰이는 게 아니라 영화·드라마 같은 표현물로도 번지면서, 당사자 동의 없이 “출연한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일이 현실적 위험이 됐습니다. 그래서 미국은 더 이상 “계약으로 알아서 정리하라”는 태도에 머물지 않고, 주(州)법을 중심으로 동의의 형식과 내용을 직접 요구하는 쪽으로 움직였습니다.

‘디지털 모사물’은 생각보다 넓다: 얼굴·목소리 합성 그 이상

보도에서 설명된 디지털 모사물은 단순한 얼굴 합성 이미지에 그치지 않습니다. 컴퓨터·알고리즘·AI 등을 이용해 실존 인물의 음성이나 외모를 정교하게 모방한 전자적 복제물로, 당사자가 실제로는 출연하지 않았는데 출연한 것처럼 보이게 하거나 출연의 본질적 특성을 실질적으로 바꾼 복제물까지 포함됩니다.

이 정의가 중요한 이유는 규제의 대상이 자극적인 ‘딥페이크 범죄’에만 머물지 않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과거 음성을 학습해 내레이션을 만들거나, 기존 촬영분을 기반으로 톤과 표현을 바꿔 새 캠페인에 맞추는 작업처럼, 제작 현장에서 “관행”으로 취급되던 활용까지 계약 문구 하나에 따라 합법과 분쟁 사이에 걸릴 수 있습니다. 결국 실무자 입장에선 기술이 뭘 할 수 있느냐보다, 계약서가 그 활용을 어디까지 적어뒀느냐가 더 큰 변수가 됩니다.

캘리포니아·뉴욕이 먼저 ‘계약서’를 조였다: 포괄 동의의 시대가 흔들린다

국회도서관 보고서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와 뉴욕은 디지털 모사물 이용을 둘러싼 분쟁 가능성을 계약 단계에서 줄이기 위해 ‘구체적 설명’과 ‘서면 동의’를 의무화했습니다. 즉 “사인했으니 끝”이 아니라, 설명과 동의가 충분히 구체적이었는지가 곧바로 유효성 판단의 핵심이 되는 구조로 옮겨간 셈입니다.

캘리포니아는 2024년 9월 노동법전에 제927조를 신설했고(보도 기준) 1월부터 시행 중입니다. 보도 내용의 요지는 디지털 모사물 이용 계약이 구체적 설명 없이 체결되었거나, 법률대리인·노동조합 대리 없이 체결된 경우 그 조항의 이행을 강제할 수 없도록 했다는 점입니다. 현장에선 흔히 ‘향후 모든 형태로 활용 가능’ 같은 문장을 넣어 리스크를 덮어두곤 했는데, 이런 포괄 문구가 그대로 통용되기 어려워졌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또 캘리포니아는 민법전의 사후 퍼블리시티권 조항을 손봐 영화·드라마 등 표현물 속 디지털 모사물에도 사후 퍼블리시티권을 적용하도록 범위를 넓혔다고 전해졌습니다. 광고·판매 같은 전형적인 ‘상업적 목적’만을 전제로 하던 경계선이 흐려지는 상황에서, 회색지대를 줄이려는 방향입니다. 무단 이용에 대한 법정 손해배상액을 750달러에서 1만 달러로 올렸다는 내용도 함께 보도됐습니다.

뉴욕 역시 2024년 12월 일반채무법 제5-302조를 신설해(보도 기준) 올해 1월부터 시행 중이며, 서면 동의 요건은 캘리포니아와 동일하다고 소개됐습니다. 특히 별도 법(뉴욕주 패션종사자법)을 통해, 모델 매니지먼트사가 AI로 모델의 디지털 모사물을 제작·변경할 경우 이용 범위·목적·보수·기간을 명시한 서면 동의를 전속계약과 별개로 받도록 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업계 관행상 전속계약서 한 문장으로 정리하던 방식이 더는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연방 ‘NO FAKES Act’가 던진 메시지: 유명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주법이 먼저 달리기 시작한 가운데, 연방 차원에서는 ‘디지털 모사권’을 신설하는 NO FAKES Act of 2025가 발의됐습니다. 기사에 따르면 이 권리는 재산권으로 규정되지만 생전에는 양도할 수 없고, 사후에도 최장 70년까지 유지되는 구조로 소개됐습니다. “연예인 보호”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일반인도 권리 주체가 된다는 점이 분명히 드러납니다.

실무에서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대목은 계약 요건입니다. 보도에 따르면 라이선스 계약은 10년 이내서면으로 체결해야 하며, 이용 내용을 ‘합리적인 정도로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유효하도록 규정했습니다. 결국 “가능한 모든 매체, 모든 방식의 이용을 일괄 승인한다”는 식의 문구는 앞으로 더 큰 리스크가 될 수 있습니다. 동의가 있더라도, 그 동의가 무엇을 허용했는지 설명이 빈약하면 분쟁의 시작점이 되기 때문입니다.

지금 당장 손봐야 할 것: ‘서명 여부’가 아니라 ‘동의의 설계도’

이번 변화는 거창한 규제 뉴스가 아니라, 제작·광고·배포의 일상적인 프로세스를 건드립니다. 디지털 모사물을 만들거나 쓰는 조직(광고주, 제작사, 에이전시, 매니지먼트, 플랫폼)은 “동의서 파일이 있느냐”만 확인해선 부족합니다. 이제는 그 동의서가 얼굴·목소리·행동 등 어떤 요소를, 어떤 결과물에서, 어떤 방식으로 쓰는지까지 독립적으로 설명하고 있는지가 핵심입니다.

점검은 어렵지 않게 시작할 수 있습니다. 계약서·동의서에 최소한 다음 질문이 문장으로 답을 갖고 있는지 확인해보면 됩니다. (1) 광고인지, 영화·드라마 등 표현물인지처럼 이용 목적이 분명한가. (2) 어느 채널·플랫폼·지역 등 이용 매체가 특정돼 있는가. (3) 편집·변형·합성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즉 “원본과 다른 인상을 줄 수 있는 변경”을 어디까지 허용하는지 변형 범위가 적혀 있는가. (4) 캠페인 종료 후 재사용, 재편집, 타 캠페인 전용 같은 2차 이용 조건이 분리돼 있는가. (5) 기간과 보상(또는 산정 방식)이 합리적으로 연결돼 있는가.

마지막으로, 연방 법안은 기사 기준 ‘발의’ 단계인 만큼 통과 여부와 조문 해석이 뒤따라야 합니다. 하지만 캘리포니아·뉴욕이 이미 시행에 들어간 상황에서, 업계가 받아들여야 할 방향성은 꽤 분명합니다. 디지털 모사물은 “나중에 문제 생기면 그때 대응”하기엔 확산 속도가 너무 빠릅니다. 지금 필요한 건 합성 여부를 단속하는 한 문장이 아니라, 동의의 범위를 설계도로 남기는 문장들입니다.

확인한 기사: zdnet.co.kr · 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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